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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준파파의 일상/혼잣말

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?

by 예준 파파 2010. 9. 1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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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부 장관이면서 현 국회의원이자 ,
탤런트 최명길의 남편인 김한길이 초대 문화부 장관이었던
이어령 선생님의 딸 이민아씨와 이혼 한뒤 쓴 글의 일부.

결혼생활 5년동안
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 이었을 것이다.
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
나나 그녀 가운데.. 하나 혹은 둘다,
밤을 세웠거나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야했다. 

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.
모든 기쁨과 쾌락은.. 일단, 유보 해두고
그것들을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하고,
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
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.

그 즈음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다.

" 당신은 마치 행복해 질까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."

 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.

 " 다섯살때 였나봐요. " 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
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.
난 지금도 그 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.

우리 아버지가 바로 그 시기를 놓치고,
몇년뒤에 피아노를 100대를 사줬다고 해도
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거예요... "

 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 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.

 " 한길아,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,
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... "

anyway,

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,
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.
현재의 교포 사회에서는
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 지기도 했다.
방 하나짜리 셋 방에서 벗어나,
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 새 집을 지어
이사한지 한달 뒤에,
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 해야만 했다.
바꾸어 말하자면, 이혼에 성공했다.

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댓가로......

김한길 "< 눈뜨면 없어라 >" 본문 中.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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