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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좋은시]사랑하려거든

by 예준 파파 2016. 3. 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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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하려거든

김연미(들국화)

 

 


사랑하려거든
진흙처럼 사랑하자

무미한 한 방울의 물에도
질게 포옹하는
간절한 그리움으로
생명을 포태하는
진흙처럼 사랑하자

신산한 눈물에도
무너질 줄 모르는
철옹성 가슴으로
자기 연민에
제 가슴만 움켜쥔 모래는
사금의 눈을 빛내며
천 년을 살아도
울음의 긴 강가만을
배회해야 하리

사랑하려거든
눈물 많은 진흙처럼
질게 사랑하자

 


시집 들국화향수병뚜껑 열다 중에서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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